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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집에서 소설책을 읽고 있던 나츠키는 친구 치카게의 전화를 받는다. 치카게는 2주 전 자기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말한다. 치카게는 2주 전 그날 퇴근길에 혼자 영화를 보러갔다. 시부야에서 상영하는 작은 예술 영화였다. 영화는 좋았다. 지나가다가 혼자 바에 들렀다. 차분한 바인 줄알고 들어갔지만 안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젊은 애들로 바글바글하고 시끌벅적했다.
나츠키는 7,8년 전 치카게와 간 여행을 떠올린다.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 1,2년 차. 주말여행을 갈 여유가 있었다. 여행은 두 사람과 아야라는 또 한 명의 동창, 이렇게 세 사람이었다. 셋 다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아야는 계획을 세울 때부터 남자와 하룻밤 즐길 계획이었다. 클럽에 간 세 사람에게 한 남자가 아는 체했다. 나츠키의 남자친구의 친구였다. 아야는 나츠키에게 세 사람의 숙소로 그 남자를 데려갈테니 치카게에게는 사실을 이야기하지 말고 그저 시간을 끌어달라고 했다. 치카게는 결국 사실을 알게 되고 자기 짐을 그냥 놓아둔 방에 모르는 남자가 들락거린다는 사실이 너무 자존심 상한다며 화를 냈다. 치카게는 혼자 그 바에 있다가 남자 둘이 말을 걸어오자 '이제 살았다'는 느낌이 들어 그들과 함께 다른 술집으로 갔다. 그들이 시킨 맥주를 마신 뒤 치카게는 정신을 잃고 낯선 차 안에 쓰러지고 그제야 그 술에 수면제를 탔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날 아침 시부야 역에 버려진 채 정신을 차린 치카게는 다른 일은 없었지만 아파트는 엉망이 된 것을 알았다. 나츠키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 집단속을 하고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그곳에서 자겠다고 한다.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나츠키는 몸을 떤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집 <일요일들>에 실린 다섯 편의 단편 가운데 '일요일의 피해자'의 간략한 내용이다. <동경만경>을 읽은 다음 이제 볼 만큼 다 보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해서 요시다 슈이치의 번역본이 나오면 놓지 못하는 게 무엇 때문일까 생각해 보았다. '일요일의 피해자'를 읽으며 그것이 무엇인지 발견했다. 아주 뛰어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소설이기는 하지만 남자 작가가 썼다고 생각할 수 없는 여성의 세계에 대한 시선이 분명 존재한다. 이런 구분이나 이런 식으로 부르는 것은 아주 싫어하지만 쉽게 와닿는 한마디로 이야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을 용서하기 바라며, 한때 소위 '삼십대 여성작가의 소설'이라 불리던 단편 하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화자가 여성인 '일요일의 피해자'에서는 분명히 드러나지만, 전의 다른 소설들, 화자가 남성인 소설에서도 여성 인물에 대한 묘사나 설정이 분명 남다른 데가 있다. 공정하거나 올바르다는 것은 아니다. 본능적으로 여성성의 세계에 웅크리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이 직감으로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것이 대체 소설의 완성도와 무슨 상관이 있으며, 계속해서 그 작가의 소설에 집착하는 이유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묻는다면 그다지 적절한 대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 일요일들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