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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서 붕대를 풀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마치 엄청난 깁스라도 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손가락 끝마디가 곪으니 정말 불편하고 아픕니다. 역시 오늘도 의사는 '많이 나았네요, 많이 나았네요, 많이 나았어요.' 이렇게 한 말을 두세 번씩 또 합니다. 이것, 어디선가 많이 보던 모습! 그렇습니다. 허둥지둥하고 같은 말을 몇 번씩 반복하는 게 제 자신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니까 인간미는 느껴지는데 웬지 실력에는 믿음이 안 가요. 사람들이 저를 볼 때도 그렇게 생각하겠구나 싶었어요. 사흘 정도 약을 더 먹으면 나을 것 같다며, 그래도 혹시 이상이 있으면 오라고 하더군요. '저기, 물이 닿으면 안되겠죠?' '대일밴드 붙여요, 대일밴드. 붙여줄까요? 아니 약 좀 발라줄까요? 아, 약 좀 발라드리죠. 약 좀 바르죠.' 일회용 반창고를 붙이라는 이야기는 곧, 물에 닿으면 안 좋다는 이야기로 해석하기로 했습니다. 그저께와 마찬가지로 1층에 있는 약국에 들어가 약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일회용 반창고도 달라고 했죠. 일회용 반창고도 예쁜 걸로 사고 싶었지만, 칠순에 가까운 것이 분명한 약국 아저씨, 아니 할아버지는 정말 '대일밴드'를 주더군요. '저, 이것 아무래도 좀 폭이 좁을 것 같은데 더 큰 것 없나요?' 아아, 어르신들이 하고 있는 약국이란 말입니다. 없어요. 그런 것은. 결국 그냥 붙이고 나왔습니다. 의사가 발라준 연고가 손가락에 풀빵 반죽처럼 묻어 있었거든요.
자, 병원 이야기는 이만 줄이고, 오늘도 물건 하나 들고 나왔습니다. ![]() 예, 앞에 썼던, 닌텐도DS와 터치딕셔너리가 며칠 전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왜 뜸을 들이다 이제 자랑하느냐 하면, 음, 며칠 동안 정말 괜찮은 물건인지 시험해 보느라 그랬죠. 결론은? 좋습니다!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잠시 사전 이야기. 사전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야후와 네이버의 사전 서비스 중에서 '작은 창 보기'로 작은 창을 띄워 놓고 쓰고 있었습니다. 야후코리아는 이 작은 창 보기를 바꾸어 미니 사전이라는 것을 내놓았는데 역시 제 맥에서는 쓸 수가 없습니다. 하여 요즘은 네이버 사전만 쭉 쓰고 있었습니다. 아시겠지만 네이버 사전은 동아 것을, 야후 사전은 시사영어사 것을 바탕으로 한 겁니다. 그런데 요즘 생소한 단어들을 찾아보아야 할 때가 많은데, 이 네이버 사전이 영 부족한 겁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큰 창이지만 야후 사전을 찾아보니 네이버에는 나오지 않는 단어가 나옵니다. 둘을 비교해 보니 야후 쪽이 용례도 풍부하고 한글로 풀어놓은 단어도 더 적합한 게 많습니다. 가지고 있는 종이책 사전은. 동아 것으로, 출간된 지 10년도 넘은 겁니다. 이런... 하여 전자사전을 찾을 때 가장 염두에 둔 것은 그 컨텐츠가 시사영어사 것일 것, 가장 최신의 것일 것, 이었죠. 닌텐도DS와 터치딕이 거기 딱 걸렸습니다. (예? 마리오 카트요? 몰라요, 그게 뭐예요?) 어쨌거나 편합니다. 스틸러스 펜으로 알파벳을 눌러 입력하는 것도 금방 손에 익어요. 글자도 크고 글자체도 보기에 좋습니다. 밤에 보아도 백라이트 밝고요. 며칠 쓰면서 한 가지 발견한 게 있습니다. 한참 단어를 찾던 중에, 삐료료료룡 하더니 화면 속 인터페이스의 색이 바뀌는 겁니다. 뭐지? 왜 그랬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원인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yellow'를 찾았는데 (예, 정말 yellow를 몰라서 찾았습니다...) 입력했는데 화면의 배경 색이 노랗게 바뀌는 거예요. 아, 이거구나. red, blue, green, pink, purple, orange, gray, black... 이런 것들에 딱 반응합니다. 여기에 곁들여 또 하나. 닌텐도DS에 따라오는 스틸러스 펜은 너무 작아서 제 소발바닥 같은 손으로는 잡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PDA용 스틸러스 펜을 사야겠다고 두 주먹 불끈 쥐었습니다. 그래서... 라미 2000 멀티 펜을 샀습니다. 가운데 클립 부분을 앞으로 했을 때 검정 볼펜이 나오게 되어 있는데, 이 검정 볼펜심을 빼고 거기 PDA용 스틸러스 펜을 끼웠습니다. 태어난 지 40년 된 라미 2000. 이 형태는 정말이지 빼거나 보탤 데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 멀티 펜은, 색을 선택할 때 볼펜의 한 부분을 돌리거나 꼭지를 돌리는 게 아닙니다. 볼펜 위쪽에 표시된 작은 색 눈금이 있는데, 눈에 그 색이 보일 때 꼭지를 누르면 그 색의 심이 나옵니다. 마술 같은 그 느낌이란 써보지 않고는 알 수 없습니다. ![]() 이제 닌텐도DS에 꼭 맞고 이걸 잘 보호해 줄 수 있는 옷만 입혀주면 되겠습니다. 마리오 카트요? 닌텐독스요? 아이 참, 게임 하려고 산 것 아니라니까요, 정말이예요. 저어어어엉말. |